화요일에 발행된 글은 구성원의 행복에 대한 것이었는데요, 어떻게 읽으셨나요? 여러분은 조직관리 측면에서 ‘구성원의 행복이 중요하다’라는 주장에 얼마나 동의하시나요? 이 주제가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인간 중심적 조직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다양성과 수용성, 공감, 자비(compassion) 등 ‘인간적인 감정’이 강조되고 있는데요. 왜 이러한 주제들이 주목받는 걸까요?
조직은 크게 일과 사람으로 구성됩니다. 일은 조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을 말합니다. 조직의 목적 달성라는 것은 일단 생존이 가능해야 실현할 수 있을텐데요. 이 생존과 성장에 중요한 것이 기업의 애질리티와 혁신입니다. 지금은 사라진, 한 때 잘 나갔던 mp3처럼 되지 않으려면 환경 변화를 민감하게 탐지하고 적시에 대응해야 갑자기 사양길로 던져지는 것을 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성장은 어디에서 이루어지는 걸까요? 아마존이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제품 하나만 입력해도 수십 페이지가 넘게 상품들을 제시됩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택을 받으려면 고객에게 기존 상품들이 제공하지 않는 차별적인 가치, 즉 혁신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정리하면, 구성원으로부터 애질리티, 혁신을 끌어내는 것이 중요한데, 이것들은 창의성, 유연성, 신뢰 등 인간의 내적 동기에 영향을 받는 것들입니다.
일을 하는 주체인 사람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어떻게 해야 구성원들을 일하게 할 수 있을까요? 잠시, 제 개인적인 경험을 들려 드리겠습니다. 8년전 어느 금요일, 늦은 야근을 마치고 새벽녘에 택시를 잡았습니다. 중년의 기사님은 제 복장을 힐끔 보시더니 “아이구 지금까지 일하셨나 보네요”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비치시더니 “그래도 입에 풀칠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입니까?! 저도 은퇴했지만 이렇게 택시 기사로 일할 수 있어서 …(생략)” 여러분이 이 상황에 있었다면 어떤 기분이 드셨을까요? 저는 그 기사님의 의도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지만 공감은 되지 않았습니다. 단지 입에 풀칠하기 위해 직장을 다니는 것이 아니었기에, 기사님의 위로는 직장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깨우기 보다는 ‘풀칠할 수 있음’에 만족해야 하는 현실에 대한 ‘비참함’을 자극했습니다.
‘풀칠’과 비슷한 표현으로 ‘출근할 때, 간과 쓸개는 집에 두고 와야 한다(혹은 두고 온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표현은 직장살이의 험난함(?)을 나타내는 표현으로 어떤 굳은 일에도 싫다는 내색없이 견뎌야 하는게 직장생활이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죠. 나의 행복과 웰빙을 위해 퇴사, 이직을 결심하는 요즘에는 이해되지도, 공감되지도 않을 겁니다.
[매슬로우 욕구 위계 모델(이미지 출처: The Psychology Times)]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동기를 욕구 위계로 설명합니다. 하위 욕구(예: 생리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상위 욕구(예: 안전 욕구)를 추구한다는 것입니다. 택시 기사님이 겪은, ‘먹고 사는게’ 삶의 주요 과제인 시대에는 생계를 지탱할 수 있게 하는 직장은 그것만으로 직원들에게 충성심을 불러일으키고 동기를 부여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한 지금은 존중, 자아실현, 자기초월과 같은 ‘나의 존재’가 인간 동기에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습니다. 일례로, 최연소로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그레타 툰베리는 우울증으로 집 밖을 나서는 일이 드물었지만 환경운동가로 활동하면서 활력과 행복을 되찾았습니다. 자기를 초월한 큰 목적을 추구하면서 강력한 삶의 동력을 얻은 것이죠.
다시 조직으로 돌아오면, 직원들을 동기부여하기 위해, 직원몰입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존중, 인정, 유능감과 같은 ‘존중 욕구’가 가장 기본적으로 충족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존중의 중요성은 이미 여러 조사에서 확인되었죠. 유능감 충족은 실제로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과 관련됩니다. 일(직무)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명확하게 알려주고, 업무를 추진할 재량을 주고, 성취 가능성을 높이고 더 발전하도록 피드백을 주는 것등이죠. 즉, 역할 명료성, 자율성(권한위임), 코칭과 피드백이 중요하다는 말입니다.
자아실현 욕구를 채울 수 있는 방법으로는 구성원이 자기의 업무를 직접 설계하고,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예: 자율적 직무순환), 조직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액수’가 아니라 ‘세상에 기여하는 가치’, 즉 조직의 미션을 목적, 가치 중심으로 정의하고 소통한다면 자기초월 욕구도 자극할 수 있게 되겠죠. 가치 중심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기업들은 ‘우리가 얼마 벌었다’가 아니라 자사의 서비스가 고객들, 세상에 어떤 혜택을 주는지를 중심으로 자주 소통함으로써 구성원들의 의미 욕구를 충족시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오면, 인간 중심적 조직을 설계하는 데 있어 구성원으로 하여금 ‘나(self)’를 어떻게 느끼게 할 것이냐가 중요한 열쇠라는 것입니다. 성취하는 나, 인정받는 나, 동료, 사회, 세상에 이로움을 주는 나등 자기(self)를 긍정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자극, 환경을 얼마나 제공하느냐에 따라 직원몰입 또한 달라지게 됩니다.
오늘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를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래에 ‘좋아요’, ‘아쉬워요’로 피드백을 주시면 반응을 반영해서 다음 글을 기획해 보겠습니다. 🙂
*덧붙임
인간의 욕구가 꼭 위계적으로만 움직이지 않기에 매슬로우 이론은 비판받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행동을 잘 설명해주고, 이론에 부합하는 사례들이 있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