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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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통한 지능 확장’ 후기

안녕하세요, HR블레틴의 양민경입니다. 지난 글 ‘AI를 통한 지능 확장? AI와의 협업을 최적화하기 위한 4가지 원칙’은 흥미롭게 읽으셨나요?

연초, AI가 일터에 가져올 변화에 대해 조사를 하면서 이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런지 제가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부터 어려웠습니다. 구체적으로 AI가 조직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확인하고 싶었는데 너무 기술적이거나 반대로 일반적인 내용이라서 기존과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지 크게 드러나지 않더라구요.

그러다 에단 몰릭의 ‘Co-Intelligence: Living and Working with AI’를 읽게 되었는데, AI가 가져올 일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이것에 동반될 여러 이슈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AI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Co-Intelligence를 읽으면서 느낀 것은 ‘앞으로는 AI가 내비게이션처럼 조직원의 직장 생활과 성과 달성을 안내하겠구나’였습니다. 내비게이션은 목적지만 입력하면 실시간 교통 정보 확인을 바탕으로 더 빠른 길을 안내하고, 경로를 이탈할 때에도 이를 즉시 감지하여 새로운 경로를 찾아 주기 때문에 운전자가 더 쉽게 운전하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게 돕습니다. 이러한 기능은 특히 초보 운전자에게 큰 혜택이 되구요. 

내비게이션은 목적지를 설정해야 하지만 조직에서 사용될 AI는 목적지(정확히는 목적에 이를 수 있도록 돕는 ‘목표점’)까지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내비게이션 이상일 수 있습니다. 이미 일부 기업들은 KPI를 개선하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이들은 AI가 사람들이 놓친 패턴을 발견하여 더 효과적인 KPI를 새롭게 개발하고, KPI 간의 상호의존성을 규명하여 더 높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조사에 따르면, KPI 개발에 AI를 사용하는 조직은 효율성, 측정 정확도, 측정의 시기적절성, 더 큰 재무적 이익 측면에서 KPI 개발에 AI를 사용하지 않는 기업보다 2.7배 ~ 4배 더 높은 성과를 얻은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AI가 가져올 변화를 긍정적으로 그려볼 때, 조직에 합류한 구성원은 AI의 도움으로 그 여정을 매끄럽게 운행해 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AI 챗봇은 입사 첫 날 작성해야 할 서류를 안내하고, 구성원의 스트레스 증가를 감지하여 ‘10분 동안 마음챙김하기’와 같이 에너지 회복 전략을 제안해 줄 수도 있습니다. 상위 조직의 목표와 연계되는 팀/개인의 목표를 제시하고, 업무 진척 모니터링을 바탕으로 목표 달성 가능성이 낮아지면 알림과 함께 개선 방안을 제안해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내비게이션이 운전자가 경로를 이탈할 때 아무런 짜증도 내지 않지 새로운 경로를 탐색하여 알려주는 것처럼 말이죠. 오히려 AI는 새로운 경로 제시뿐만 아니라 경로 이탈에 대한 위로, 격려를 동반한 동기부여를 제공할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HR, 동료, 팀 리더가 했던 역할을 AI가 적시에,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리고 구성원은 지원을 요청하는 것에 따르는 심리적 부담이나 거절에 대한 두려움 없이 이것을 제공받을 수 있게 되고요. 

반대로 이러한 변화를 부정적으로 전망해본다면 어떤 그림일까요? 과연 구성원들이 AI 지원을 반기기만 할까요?  AI가 목표를 제시하고 예상되는 진척이 나타나지 않아 대안을 제시한다면 인간 구성원은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도움으로 받아들일까요, 통제 혹은 압력으로 받아들일까요? 중국의 한 텔레마케팅 회사에서는 고객에게 전화를 걸어 제품에 대해 일반적인 정보를 소개하는 작업은 AI으로 대체하고 제품에 관심을 보인 고객에 대한 맞춤화된 영업은 인간이 수행하도록 변경하였습니다. 그 후 AI 도입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은 직무 능숙도에 따라 달랐는데요. 직무 능숙도가 높은 직원들은 AI 지원으로 인해 자신이 더 가치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었다며 높은 사기, 열정 등 긍정적인 경험을 보고하였습니다. 반면, 직무 능숙도가 낮은 직원들은 AI의 긍정적 역할을 인정하면서도 AI로 인해 자신의 업무 난이도가 높아진 점을 지적하면서 긴장감, 사기 저하, 거부감 등 부정적인 경험을 보고하였고, AI 확대 적용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출하였습니다. 

인간을 동기부여하는 데에는 자율성이 핵심입니다. AI를 지원으로 받아들이느냐, 통제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인간의 행동은 크게 달라질 것입니다. 생각해볼 또 다른 주제는 평가와 보상입니다. 내비게이션이 운전자 스킬에 따른 성과 차이를 크게 줄인 것처럼 AI의 안내를 받는 업무 수행은 구성원 간의 성과 차이의 크기 또한 줄일 것입니다. 직원들이 상향 평준화를 이루게 된다면 평가와 보상은 어떻게 될까요? 성과 평가 항목은 기존대로 유지될까요, 달라질까요? 보상의 공정성을 결정하는 항목은 어떤가요? 현행대로 유지될까요, 새롭게 정의되어야 할까요?

큰 비용을 들여 컨설팅을 받았지만 기대한 변화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았지만 실행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AI를 통한 성과 개선은 AI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행, 즉 구성원의 마음에 있을 것입니다.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이것에 교묘하게 저항하는 것도 구성원의 마음에 달려 있을테니까요.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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