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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관리자의 종말? 중간관리자는 더 늘고 있다!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조직의 위계를 줄여, 즉 중간관리자를 축소하여 ‘평평한 조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한다. 더 나아가 이들 모두를 해고하고 관리자 없는 조직(bossless)을 운영하거나, 시대적 흐름에 따라 관리자들은 자연스레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의 권고대로 조직 계층은 축소되고, 수평적인 문화를 지향하는 조직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관리자의 수는 더 증가하고 있다.

관리자의 수는 증가하고 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Harvard Business School)의 레티안 장(Letian Zhang) 교수는 많은 전문가들이 예측했던 대로 관리자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 보기로 하였다. 1983년에서 2020년까지의 상시인구조사(Current Population Survey, CP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직원 수 대비 관리자의 비율은 1983년 9.2%에서 2002년 13.2%로 증가하였으며, 2005년부터 2020년까지 관리자의 비율은 23% 더 증가하였다고 한다. 상시인구조사는 미국 노동통계국이 후원하고 미국 인구조사국이 실시하는 월간 설문조사이다.

관리자 증가는 관리자의 역할 변화에서 기인한다

장 교수는 관리자가 늘어나는 배경으로 협업 필요성의 증가를 꼽는다. 우선 수평 조직이 대두된 배경을 살펴 보면, 빠른 변화 적응과 혁신이 있다. 조직 계층과 부서 간 장벽을 허물어 빠르게 의사결정하고, 다방향 소통을 통해 참신한 아이디어를 얻고, 실험과 학습을 통해 혁신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즉, 수평 조직이 기대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부서 간 조정, 협업 역량이 핵심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그는 전통적인 관리자의 역할인 관리·감독(supervision)은 줄어든 반면, 협업 역할은 크게 증가하였기 때문에 관리자 채용이 더 늘어난 것으로 추론했다. 그리고 자신의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2007년부터 2021년까지 3,400만 건 이상의 관리자급 온라인 채용 공고, 1940년부터 2000년까지 100만여 건의 신문 채용 공고, 채용 플랫폼에 올라온 관리자 이력서 및 직무기술서 600만여 건, 채용 후기 43만여 건을 수집, 분석하였다.

그 결과, 2007년부터 2021까지 협업 스킬을 요구하는 관리직 채용 공고는 3배 증가한 반면, 관리·감독 스킬은 23% 감소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협업 스킬에 대한 요구 증가는 과거 신문에 게재된 채용 공고를 분석했을 때 더 극명하게 드러났다. 1980년 이전 채용 공고에서 현업을 요구하는 사례는 거의 없었지만, 1980년부터 2000년까지 협업 스킬이 포함된 채용 공고는 매년 약 15%씩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추세는 관리직 지원자의 이력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력서에는 기업에서 선호하는 요건을 내세우기 마련이므로 이력서에 기재된 스킬 분석을 통해 변화 추이를 확인하려고 한 것이다. 이력서에 관리·감독 스킬을 기재한 사람은 1985년부터 2015년까지 약 8% 감소한 반면, 협업 스킬을 기재한 사람은 37% 증가하였다. 관리자(manager)가 채용 플랫폼에 올린 후기를 분석한 결과, 관리·감독 활동에 대한 언급은 지난 10년 간 22% 감소한 반면, 협업/팀워크 활동에 대한 언급은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에게 요구되는 협업 스킬이 혁신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한 결과, 기업의 혁신 문화와 R&D 규모가 큰 기업일수록 관리자 채용 공고에서 협업 스킬을 요구하는 경향이 높은 반면 관리·감독 스킬을 요구하는 경향은 낮은 것으로 분석되었다.

정리하면, 경영 환경 변화(혁신 중요성, 빠른 변화 대응, 업무 복잡성 증가 등)로 인해 부서 간 조정, 협업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그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는 관리자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장 교수는 기술의 발달로 관리·감독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줄어들고, 대인 역량은 더욱 요구될 것이라 전망한다. 이를 테면, AI를 활용하여 효과적인 KPI를 발굴하고, 이메일, 캘린더, 협업툴을 분석하여 업무 프로세스를 모니터링하고, 개선안 도출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감독 역할의 필요성 혹은 관련 업무 비중이 훨씬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협업 스킬이 잘 발휘되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 못지 않게 조직 문화가 중요하다. 개인이 아무리 훌륭한 협업 스킬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소통이 적고 존중과 수용의 문화가 빈약하다면 협업 스킬을 제대로 발휘하기 어려울 것이다. 관리·감독 문화에서 육성된 신규 관리자에게 “이제 리더니까 코칭 역량을 발휘해 팀원을 이끌라”고 주문해도 요청한 변화가 빨리 이루어지지 않는 거처럼 말이다.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양민경 | 성장 퍼실리테이터
조직과 그 구성원들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더 나아가도록 돕는 것이 저의 미션입니다. 구성원들이 자신이 보유한 탁월성을 발견하여 최상의 역량을 발현하고 최고의 성취를 얻을 수 있도록 영감을 주는 아이디어를 전달하고, 근거 기반의 방법론을 통해 행동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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