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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입문자를 위한 경영서 추천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 보면, 책을 추천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최근에는 놀라운 속도로 성장하는 스타트업 위주로 경영서 스터디 붐이 일어나는 것 같다. 전과 다르다면 혁신 부서나 부서장 급만 읽지 않고, 모든 조직원이 경영서를 읽고 있다. 그것이 곧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나와 팀의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기업 중에서도 과감하게 애자일과 OKR을 채택하는 기업들이 나타나고 있다. 기술도 사람 간 관계도 많은 것들이 변화하는 시기다.

아래는 조직 변화라는 주제 아래, 추천하고 싶은 7권의 책이다. 기본기를 다지는 책 4권과 최근의 빠른 조직 트렌드를 주도하는 3권을 골랐다.

경영 혁신의 기본기를 다지는 책들

1 『혁신 기업의 딜레마』,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2020년 1월 경영계의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별세했다. 한국 언론과 SNS에도 고인의 업적을 기리는 글이 쇄도했다. 크리스텐슨 교수가 이 책에서 처음 주창한 ‘파괴적 혁신’이란 무엇인가? 스타트업이 이류 기술(소외된 기술)로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고 결국 대기업의 시장까지 휩쓴 과정을 말한다.

어떤 기업은 경영을 잘못한 게 아니라, 오히려 첨단 기술 개발 위주로 조직을 구성하고 마케팅을 집중했기 때문에 쇠락한다. 이익이 큰 B2B 고급 제품에만 집중했는데, 경쟁 기업이 만든 저가의 저용량, 그러나 사용하기 간단하고 편리한 제품이 매스 마켓에서 불티나게 팔린다. 이것이 스티브 잡스, 제프 베조스 등 많은 경영자에게 큰 깨우침을 준 노벨상 급의 아이디어다.

2 『경영의 미래』, 게리 해멀

개인적으로 더 많이 읽혔으면 하는 조직 혁신 책이다. 게리 해멀은 각 조직에 알맞은 경영 방식을 실험하라고 주문한다. 옆집 우등생 아이의 공부법을 베낀다고 갑자기 우리 아이 성적이 쑥 올라가긴 쉽지 않다. 이 방식, 저 방식 써보고 잘 먹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 참 어지간히 안 변한다. 그래서 ‘성격’이라고 부른다.

그렇지만 누구든지 자신의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내고, 기왕이면 잘하고 싶다는 것 역시 본성이다. 그런데 특히 한국의 중소기업들, 보상도 따라주면서 혁신을 외쳐야 한다. 실리콘밸리처럼 빠른 조직, 목표만 높은 조직도 다 좋은데, 중요한 뭔가가 빠졌기 때문에 사람들이 회의적인 것이다.

3 『제프리 무어의 캐즘 마케팅』, 제프리 A. 무어

부제가 스타트업을 메인마켓으로 이끄는 마케팅 바이블이다. 스타트업에는 독점하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는 피터 틸도 마케팅을 강조한다. 기술 기업들이 간과하기 쉽다. 『캐즘 마케팅』은 1991년 출간 당시, ‘P&G 마케팅’으로 대표되는 기존의 소비자 마케팅과는 다른 첨단기술 산업만의 마케팅 전략을 제시하여 큰 반향을 일으켰다. 무려 30년을 견딘 책이다.

수많은 첨단 제품들이 처음에는 센세이션을 일으키지만 이내 사라져버린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제품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사라지는 이유는 초기 수요자에게만 인기를 끌고 주류시장을 형성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캐즘(거대한 틈, chasm)을 건너 뛸 지혜를 준다.

4 『한 장 보고서의 정석』, 박신영

기본서의 마지막 책으로 무엇을 고를지 고민이 되었다. 요즘은 목표를 상향식으로 잡는다. 과거에는 회사 목표를 ‘매출 00% 상승’으로 일방적으로 위에서 정하고 아래로 할당하는 식이었다. 지금은 각자 목표와 실행 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것을 몇 줄로 정리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원래 짧게 쓰는 게 더 어려운 법이다.

박신영 저자는 『기획의 정석』 이 한 권이 10만 부 팔린 저자다. 기획을 잘 표현하고, 회사에서 문서로 소통하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한 장 보고서의 정석』을 썼다. 수시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문서작성력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대 아닌가.

최신 조직문화 트렌드 따라잡기

5 『OKR』, 존 도어

2020년 새해를 맞이하며 한화, NH그룹이 OKR 도입을 선포해서 많은 화제가 되었다. 사실 삼성과 카카오도 해왔던 목표 설정 방식이다. ‘OKR이란 무엇인가?’로 검색해보면 한국도 무수한 글이 검색될 것이니 기본 설명은 생략한다. 실리콘밸리의 워런 버핏으로 불리는 저자 존 도어(John Doerr)의 테드 강연은 추천한다.

OKR을 제대로 한다면, 할 일의 가짓수가 줄어들게 된다. 집중할 가장 중요한 일을 목표로 삼고 나머지는 버려야 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두렵다. 내가 속한 팀도 2분기째 OKR을 실행 중이다. 최초로 우리 팀의 OKR을 정하기까지는 두 달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처음에는 천천히 가는 게 나중에는 빠르게 간다.

6 『프로덕트 오너』, 김성한

애자일은 20년 전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유럽에서는 10년 전부터 활성화되었다. 유럽은 직장 민주주의 바탕이 있었기에, 애자일이 즉시 확산될 수 있었다고 한다. 2020년 한국은 어떠한가? 상명하복 문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가는 문화 아닌가? 직급을 따지지 않고 신속하게 의견을 내고 결정하는 애자일 문화가 단번에 성취된다면 그게 더 별일이다.

『프로덕트 오너』는 쿠팡의 새벽배송 등 성공적인 서비스 프로덕트를 개발해온 김성한 PO(Product Owner)가 저자다. 애자일의 리더가 프로덕트 오너다. 책이 실제 사례 중심으로 전개돼서 한국 애자일 조직에 많은 인사이트를 담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7 『턴어라운드』, L.데이비드 마르케

신뢰할 만한 경영 컨설턴트 한 분이 “리더십이 고민되면 이 책 한 권만 읽어보세요.” 하고 추천했다고 해서 내 어깨가 으쓱했다. 한마디로, 모두가 리더가 되는 조직이 되면 성과가 탁월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집단사고, 집단 의사결정이 좋다고 하는데, “어떻게?”에 답하는 책이 되겠다.

리더는 혼자 짐을 지고 가는 고독한 영웅이라는 이미지를 당장 버려야 한다. 아무도 원하지 않고, 결과도 신통치 않다. 또 몸만 상할 수 있다. 각자 위치에서 전문성을 키우고, 조직의 목표를 염두에 두면서 결정까지 내릴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미래형 리더십이다.

정소연 | Contributor
정소연 | Contributor
세종서적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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