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따르면, 높은 수준의 관리기법(management practices)을 보이는 상위 10%의 기업은 하위 10%의 기업에 비해 이익이 1,500만 달러 더 높고, 25%의 더 빠른 연간 성장률을 보이며, 생산성은 75% 더 높다고 한다. 이처럼 우수한 관리기법이 주는 분명한 이점을 고려하면 많은 기업들이 이를 달성하기 위해 또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애쓸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우수한 관리기법을 보이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영, 경제 분야의 교수 라파엘라 사둔, 니콜라스 블룸, 존 반 리넨은 12,000개의 기업을 대상으로 관리기법을 평가하였다. 관리기법의 평가 항목은 크게 운영 관리, 성과 모니터링, 목표 설정(target setting), 인재 관리 4가지와 그의 하위영역 18가지로 구성되었다. 이들이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업의 11%는 관리 점수(5점 만점)가 2점 이하이며, 4점 이상을 받은 기업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높은 수준의 관리기법을 실행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들 연구자들은 필수적인 관리를 가로막는 방해물로 부정확한 현실 인식, 지배구조, 스킬 부족, 조직내 정치 및 문화를 지적한다.
[출처: Why Do We Undervalue Competent Management?, HBR]
1. 부정확한 현실 인식
조직 운영에 대한 관리자들의 인식은 실제와는 거리가 먼 것으로 나타났다. 관리자들에게 회사가 얼마나 잘 관리되고 있는지 1-10점 척도로 평가하려고 요구했을 때, 대부분은 관리자들은 중앙값 7점으로 응답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관리에 대한 이러한 지각은 실제와는 전혀 상관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관리자들은 현실을 정확하게 인지하지 못하고 회사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낙관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관리기법을 향상시켜야 하는 관리자 조차도 ‘우리는 잘 하고 있다’는 잘못된 믿음때문에 개선에 착수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또한 그들은 “관리자들은 새로운 관리기법을 도입하는 비용을 과대추정하거나 이러한 기법이 가져올 효과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효과가 입증된 관리기법의 도입은 성과를 증진시킬 테지만, 관리자들은 이러한 기법에 대해 ‘여기에서는 안통해’ 또는 ‘우리가 일하는 방식은 달라’ 등의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며 실행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부정확한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자들은 관리자들이 자신들의 수행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정확한 정보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러한 정보는 조직원들과의 솔직하고 개방된 소통을 통해서 얻을 수 있지만, 조직원들은 비난에 대한 두려움으로 문제 제기를 피하기 때문에 논의 시에는 책임전가나 비난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2. 지배구조
연구자들은 기업 규모, 산업, 국가에 상관없이 가족 경영 기업의 관리 점수가 낮은 것을 지적하면서, 관리자가 관리방식 개선의 필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더라도 이것이 개인적인 목표를 위험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실행을 주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면, 새로운 관리기법은 외부 인재의 채용이나 권한 위임을 요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자들은 “자기성찰은 CEO들이 ‘조직내 최고 권력자’ 보다 ‘기업의 지속적인 성공’에 더 가치를 두는지 여부를 명확히 해줄 수 있다”고 말하며, “많은 관리자들은 자신의 지배욕이 조직의 성장과 성공을 가로막고 있음을 자각하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새로운 관리기법의 도입은 반드시 통제력의 상실로 이어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새로운 역할을 맡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인다.
3. 스킬 부족
기업의 관리 점수는 조직원의 교육 수준과 정적 상관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관리에 대한 지식, 스킬이 많을수록 기업이 우수한 성과를 보일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기업의 특수한 맥락에 의해 스킬의 가용성이 결정되지만, 관리자가 조직원 역량 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함으로써 조직원의 스킬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4. 조직내 정치 및 문화
조직내 변화를 실행하는 것은 저항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각 조직원, 부서들은 새로운 변화가 자신들의 지위, 이익을 손상시킬 것이라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고위 경영진들이 조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식하고, 개선할 의지와 전문성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변화는 조직내 정치 또는 문화로 인해 성공하지 못할 수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연구자들은 CEO의 역할을 강조한다. 즉, CEO가 직접 나서서 지속적인 소통, 메세지 강화 등을 통해 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 그 성공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연구자들은 많은 MBA 프로그램에서 기업이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모방할 수 있는 관리 역량이 아닌 차별적인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가르치지만, 실제로 관리 역량은 달성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기업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전략보다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