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적을 통해 이끌어라?
조직 전문가들은 더 깊은 직원몰입을 이끌려면 ‘목적’을 통해 이끌라고 제안한다. 조직이 사회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 구성원 개인의 업무가 조직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자주,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의미를 발견하고 동기를 강화할 수 있게 하라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학 교수인 맥알리스터(Charn P. McAllister)와 오덤(Curtis Odom)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대 퇴직 사태(Great Resignation)에서도 알 수 있다시피, 조직의 목적보다는 자신의 커리어 발전이나 당장의 더 좋은 일자리에 관심을 둔 직원들도 많다는 것이다.
물론 파타고니아처럼 기업의 목적이 분명하고, 조직 목적에 공감하고 동참하는 직원들이 하나가 되어 높은 생산성뿐만 아니라 구성원의 행복도, 근속률을 자랑하기도 한다. 그러나 목적이 사람을 움직이게 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들이 ‘직장에서 목적을 찾아야 한다’라는 주장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맥알리스터와 오덤 교수는 사람들의 목적의식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개인적이고 이기적일 수도 있다는 것을 지적한다. 어떤 직원은 가족을 잘 부양하고 안락한 삶을 영위하는 것이 목적일 수 있고, 다른 직원은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 배우고 성장하는 것, 또 다른 누군가는 타인, 공동체, 사회 등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돕는 것에 의미를 느낄 수 있다. 즉 개인마다 욕구가 다르고, 개개인마다 다른 욕구, 목적은 그 나름대로 유효한 목적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조직 목적과 일치하는 것만 그 가치를 인정하거나 조직 목적에 헌신하기를 강요하는 경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 하나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조직 목적에 공감하지 못한다고 해서 저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목적의식이 더 높은 성과를 유도할 수 있지만 반대로 목적의식이 없는 사람들은 낮은 성과를 보인다고 논리적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각기 다른 목적의식을 동기부여하는 데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맥알리스터와 오덤 교수는 구성원 각자의 욕구를 이해하고, 이러한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리더와 구성원 간에 굳건한 관계를 형성하면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로 이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들에 따르면, 직원들의 지향점은 크게 직업(job), 경력(career), 목적(purpose)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고 한다. 각 유형별로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을지 이들의 조언을 자세히 살펴보자.
직업 지향적인 직원 이끌기
직업 지향적 직원들은 조직 인력의 약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개인의 전문성 향상과 같은 내재적 보상이나 급여, 칼퇴와 같은 외재적 동기에 더 중점을 두는 사람들로 조직 혹은 조직의 목적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이들은 단순히 일자리를 원하는 사람들로 조직 안에서 장미빛 미래를 꿈꾸거나 자신의 이익을 늘릴 생각이 없다. 이들이 직장에 머무르는 이유는 개인적인 이유이지 기업의 목적에 공감해서가 아니기 때문에 조직 목적에 일치(alignment)시키려는 노력은 오히려 동기를 저하시키거나 조직 이탈을 야기할 수 있다.
직업 지향적 직원들에게는 조직 목적에 공헌하라고 강조하기 보다는 이들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즉 직무 전문가로서의 스킬 개발이나 급여, 금전적 혜택(예: 교육비 지원)과 같은 실질적인 보상에 초점을 두는 것이 좋다고 한다. 그것이 이들이 조직에 머무르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경력 지향적인 직원 이끌기
경력 지향적 직원들은 조직 목적에 일부 공감할 수 있지만 마음은 온전히 몰입되어 있지 않다. 이들은 자신의 역할을 숙달할 수 있고, 향후 경력에 발전 기회를 제공하는 장기적, 안정적인 직무를 원한다. 이같이 성장, 발전에 열정적인 직원들을 위해서는 도전적이고 의미있는 업무를 제공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이 열정적인 직원들을 채용하는 데에만 급급할 뿐, 선발 후 조직에서 이들의 열정을 업무에 연결시키고,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고 맥알리스터와 오덤 교수는 지적한다. 이들에 의하면, 경력 지향적인 사람들에게 역량을 확대시키고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다면 채용 장면에서 본 열정과 몰입은 금방 사라진다고 한다.
목적 지향적 직원 이끌기
목적 지향적 직원들은 조직의 미션과 가치를 따른다. 이들은 조직 목적에 의해 동기부여가 되고, 업무를 단순히 완수해야 할 과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업무에서 의미를 발견하고, 목적의식을 느낀다. 목적 지향적 직원들은 세상을 바꾸기를 원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분명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리더들은 이들이 노력이 빚은 결과, 영향력을 보여주고, 요구되는 직무의 역할을 벗어나더라도 이들의 열정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보다 많은 목적 지향적 직원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각 업무들에 의미를 부여하고, 직원들에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설명하고, 각자의 역할이 어떻게 결과를 만들어내는지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목적이 중요하지만 필수 요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
맥알리스터와 오덤 교수는 리더들이 각기 다른 지향점을 가지고 있는 직원들을 잘 이끌기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를 유념하라고 말한다. 첫째, 리더의 목적에 공감하지 않아도 되는 분위기를 만들어라.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은 다른 목적 지향점을 가진 구성원들에게 압박으로 느껴질 수 있다. 목적의식을 공유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니 가치관의 차이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문화를 만들라는 것이다.
둘째, 모든 사람은 목적이 있다. 그러니 조직 목적을 주입시키는 데 들일 노력을 무엇이 사람들 동기부여하는지 아는 데에 쓰라고 한다. 지금 구성원들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지, 그들에게 어떤 기회를 제공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것이 조직 목적을 주입시키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셋째, 목적의식을 심어주되 강제하지는 마라. 목적의식이 사람을 이끄는 강력한 도구이기는 하지만 조직의 목적에 공감하지 못하는 구성원들로 하여금 이것을 문제 상황(예: ‘나는 이 조직에 맞지 않는 것 같아’)으로 인식하게 하면 오히려 그들이 역량을 발휘하는 것을 막기 때문이다.
왜제적이 아닌 외제적 동기로 수정해야하지 않을까요?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덕분에 오타 수정했습니다. 🙂